반응형 ESSAYS & MISCELLANIES2323 돈 받고 쓴 논문은 돈 받고 쓴 기사랑 같다 직업적 학문세계 윤리를 논할 때 흔히 드는 사례가 표절이라, 이 표절이야 그 세계 중대 범죄라는 문제의식이라도 있지, 어디서 의뢰 받고 돈 받아 쓴 논문이 아예 그런 의식조차 없이 실로 광범위하게 자행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나는 기자였다. 그 일을 떠난 지금도 다른 형태로 직간접으로 언론을 하거니와,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 혹은 누군가한테서 돈을 받고서 누구를 위한 글을 쓰지는 않는다. 물론 모르고 당할 수는 있지만, 내가 의식하는 그 어떤 매명은 하지 않는다. 왜? 그 짓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이 업계 불문률이 있고, 그에 내가 전적으로 동의하는 까닭이다. 그런 글은 사람을 죽인다. 그것이 아닌 글도 사람을 죽이는데, 하물며 저런 기사임에랴? 그렇다고 내가 뭐 대단한 지조 있는 언론인이라는 .. 2024. 9. 9. [독설고고학] 한국고고학도를 그리스나 로마에 쳐박아두면 주구장창 저 청동 조각 보면서 와 어찌 만들었을까? 제작기법 잔뜩 파고는 한편 비슷한 청동 조각들 잔뜩잔뜩 그림이나 그리면서 형식분류하고는 이건 그리스 A식, 그리스 AA'식, 이건 그리스 고전기 4사분기 전반 아테네식 스파르타식 타령하고선 행유여력行有餘力하면, 저런 양식이 저 브리튼 섬에 나타나니 활발한 국제교류 양상을 보여준다 개설레발치는 지도 한 장 그리고서는 이것이 바로 실크로드다 하는 또 하나의 거대한 사기를 칠 것이다. 저 암포라를 보고서는 역시 그 잔뜩잔뜩한 분량에 압도하면서 와! 이게 웬 떡? 이걸 내가 밝히는 일이야말로 라이프 워크라는 철저한 사명감으로 무장하고서는 또 실측은 역시 실물을 만져봐야 묘미를 알고 그 제작기법을 안다 스스로 대견해 하면서, 그에서 분류가 나오고 그 분류를 통해.. 2024. 9. 9. 주문 생산한 글은 모조리 쓰레기다 그 어떤 글도 좋은 글은 걸신이 걸려서 나온 것이라야 한다. 논문 역시 마찬가지라, 내가 이 글을 쓰지 아니하면 아니 된다는 절박과 사명을 기반으로 삼지 아니하는 모든 글은 그 어떤 것이건 쓰레기다. 그만큼 이 자발성 폭발성은 좋은 글을 구성하는 절대의 조건이다. “the spontaneous overflow of powerful feelings” 이는 윌리엄 워즈워스가 좋은 시를 쓰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유명한 낭만주의 선언문 구절 중 하나라, 물론 저에는 단서조항 하나가 붙었으니 “it takes its origin from emotion recollected in tranquility.” 라는 대목이 그것이라, 좋은 시란 북박쳐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폭발을 기반으로 삼되, 그런 폭발이 지나.. 2024. 9. 8. 공무원하다 교수질하는 者로 왜 대성한 者가 없는가? 간단하다. 전직하는 이유 때문이다. 전직하는 100명 중 99명이 말은 조금씩 다르나 똑같은 맥락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출퇴근이라는 강박, 엄중한 상하관계, 업무과중 등등을 이야기하면서 그에서 벗어나 좀 더 여유로운 환경에서 연구에 매진하고자 함을 든다. 이런 놈들로 교수 되어서 공부로 대성한 놈을 내가 한 놈도 못봤다. 왜인가? 전직하는 이유 때문이다. 여유가 없어서 공부를 못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아가 더 중요한 대목은 공부는 결코 여유에서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 공부가 결국은 연구자한테는 논문을 말하는데, 한가롭게 탱자탱자하는 가운데서 산출되는 좋은 논문은 없다. 모든 공부, 예서 좋은 논문은 언제나 쪼이는 가운데서, 긴장하는 가운데서, 똥침을 맞은 고통에서 나오는 것이지 무슨 좋은 논문.. 2024. 9. 8. 제2 인생 향배는 그 직전 마지막이 결정한다 정년에 즈음해 제2 인생이라 해서 그 이전 삶과 아주 절연하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사람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런 사람조차도 실은 퇴직을 준비하면서 비교적 오랜 기간 제2 인생을 설계했다는 점에서 결국 저 말은 예외가 없다고 봐야 한다.그것이 완전 은퇴로 상정하는 삶이라고 해도 말이다.결국 정년을 고비로 하는 두번째 인생은 그 직전 마지막이 결정하기 마련이다.그런 점에서 이미 그 길에 들어선지 만 1년을 코앞에 둔 나는 어떠한가를 지금 단계서 생각해보면 첫째 나는 31년 기자였고 기자로 떠났으며 둘째 그 대부분은 문화재 관련 일이었고 셋째 그럼에도 퇴임 직전 5~6년은 그와 썩 무관치는 아니하나 이른바 관리직으로 문화부장과 한류기획단장(K컬처기획단장)으로 일했다.저 중에서 문화부장 그 자체는 제2 인생을.. 2024. 9. 7. [독설고고학] 발굴의 시대는 끝났다 이거 낌새를 본격으로 풍긴지는 꽤 됐다.하긴 그간 오죽이나 파제꼈는가,지난 30년을 쉴새없이 전국토를 파제꼈으니 이제 웬간한 발굴로는 뉴스 취급도 되지 않으며 뉴스로 취급된다 해서 중국집 짜장면과 같아 아무도 새로움을 모른다. 더 파봐야 기성의 재확인에 지나지 아니해서 그것을 타파하며 발굴 그 자체로 와! 하는 시대는 종말을 고했다.하도 많이 파제꼈더니 이젠 더는 놀라운 소식도 없다.그래서 틈만 나면 저 경주 신라고분을 파제끼려 하는지 모르겠다.오직 남은 건 저 신라고분들뿐이다.하지만 그 대부분이 이미 사적으로 지정되고 그것을 팔 뚜렷한 명분이 없는 까닭에 틈만 나면 집중호우 닥쳐 신라무덤 무너져라 오매불망 기도하는 것 아니겠는가?물론 그렇다고 기존 발굴에 대해 기대하는 그런 소식이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2024. 9. 5. 이전 1 ··· 17 18 19 20 21 22 23 ··· 38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