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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위도식이 되어 버린 글쓰기 지금 보다 젊을 때는 책 원고는 적어도 초벌구이 기준으로는 열흘이면 썼고 아무리 늦잡아도 한 달이면 완성하고 이후엔 도판 고르기와 참고문헌 검색 작성에 들어갔다.더 젊은 시절에야 도판만 해도 일일이 도록 보고서 따위 뒤져 스캔을 하곤 했지만 AI시대인 요즘은 웬간한 저런 자료는 다 웹서칭 가능하고 무엇보다 증폭 기능 사용하면 앉은 자리서 쏵 새로 만들어낸다.한데 이 세상 모든 것이 느린데 세월만 줄행랑을 쳐서 돌아보니 나는 늙어 힘이 들어죽을 지경이다.도판만 해도 열 장 작업을 하면 그대로 꼬꾸라지고 원고 역시 몇 매 넘기지도 못해 다시 꼬꾸라진다.마왕퇴 급피치 올리기야 나나 신동훈 교수나 마찬가지지만 오늘 밀어내기마냥 마구잡이로 쏘아붙이던 신 교수님이 나가 떨어진 모양이라 나 역시 그러해서 이러다 진짜.. 2025. 3. 9.
조리희照里戲, 줄다리기하다 자빠지면 껄껄 에서 이 과장님이 "성경은, 인문학의 보고야."라고 하듯, 많은 역사학, 사회학, 지역학, 문학 연구자들은 아마 "신증동국여지승람은 우리네 학문의 보고야."라고 하지 않을까.16세기까지 조선의 지리정보와 풍속, 문화, 그 고을과 관련된 시문 등등이 집대성한 지리지이기 때문이다.그 이후로 업데이트가 드문드문 되었다는 게 문제겠지만.어쨌건, 그 승람 전라도 제주목 조에도 재미있는 내용이 한둘이 아니다.그걸 읽다가 흥미로운 구절 하나를 옮겨본다.조리희照里戲  매년 8월 15일이면 남녀가 함께 모여 노래하고 춤추며 왼편 오른편으로 나누어 큰 동아줄 두 끝을 잡아당겨 승부를 결단하는데 동아줄이 만일 중간에 끊어져서 두 편이 땅에 자빠지면 구경하는 사람들이 크게 웃는다. 이것을 조리照里 놀이라고 한다. 이날에 또 .. 2025. 3. 9.
[마왕퇴와 그 이웃-48] 미라는 보존해야 하는가 매장해야 하는가 (5) 현충일 때마다 홍보가 되어 지금은 어느 정도 잘 알려지게 되었지만실종군인에 대한 유해감식은 군 복무 중 불행히도 전사하거나 실종 된 유해를 찾아 과학적 감정을 통해 유가족에게 시신을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사실 이런 감식단은  우리나라가 처음 만든 것은 아니고 그 모델은 미국에 있다.Defense POW/MIA Accounting Agency 라는 기관이다.이 기관이 전 세계에서 작전 중 사망하거나 실종 된 미군의 유해를 찾아 그 신원을 확인하여 귀국시키는 일을 한다.우리나라를 비롯 여러나라 실종군인 신원 확인 프로젝트는 이러한 미국 사례를 따라 만들어졌다.  전장에서 전사한 병사의 유해는 신원 확인이 쉽지 않다. 특히 한국전쟁처럼 오랜 세월이 지나고 나면 전투에 대한 군 기록, 증언 등을 토대로 정보를.. 2025. 3. 9.
[마왕퇴와 그 이웃-47] 미라는 보존해야 하는가 매장해야 하는가 (4) 앞 연재에서 미라 연구의 학술적 가치에 대해서 좀 자세하게 썼다.  필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학계에서는 미라가 단순한 대중의 흥미거리에서 벗어나 다른 역사학 분야와 같은 수준의 정보를 (그것도 문헌에서는 찾을 수 없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연구주제가 이미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분야가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학술분야에도 과유불급이라는 말은 적용된다. 학자들은 특히 자신이 전공하는 분야 연구에 파뭍히게 되면 그 분야에 집중하여 시야가 현저히 좁아진다.이렇게 자기 분야를 깊게 파고 들어가면 전문성이 올라가고 집중력이 제고되는 장점이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점점 좌고우면할 여유가 없어지고 다른 데를 쳐다볼 여유가 없어지며 이것이 곧 연구 역량의 약화로 귀결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학계에 처음.. 2025. 3. 9.
[마왕퇴와 그 이웃-46] 미라는 보존해야 하는가 매장해야 하는가 (3) 앞에서 미라 보존과 매장의 문제, 그리고 또 다른 분량은 미라가 단순히 흥미와 호기심의 영역을 넘어 명실상부 한 과학적 연구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결국 미라 안에 아직도 잔존한 과학 정보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윤리적인 문제만 해결된다면 조사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음을 증명되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여기서는 과연 어떤 "의학적 정보"가 미라 연구를 통해 획득될 수 있는 것인지 그 이야기를 하나 예를 들어 써보겠다.  때는 지금부터 13년 전. 2006년 4월. 지금은 국립청주박물관장으로 근무 중인 이양수 박사에게서 급한 연락을 받았다. 당시 이양수 선생은 김해박물관에서 근무 중이었는데 현지 발굴 중 조선시대 미라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각설하고, 이 무덤에서 발견된 피장자-.. 2025. 3. 9.
천지개벽한 마왕퇴 전문 호남박물원 호남성湖南省 성도省都 장사長沙는 2022년 기준 광역 기준 인구가 1천42만 명, 도심 구역 인구가 598만 명인 메머드 도시다. 이곳을 나는 세 번 방문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때마다 호남성 대표박물관인 호남박물원湖南博物院은 빠지지 않고 갔다.내가 갈 때는 이름이 호남성박물관湖南誠博物館이었다 기억하거니와, 요새 중국에서는 웬만한 규모가 되는 성급 이상 박물관은 모조리 관館이라는 명칭을 떼어버리고 원院이라 붙이는 추세라, 저런 흐름에 저 박물관에 올라탔다. 정식 개관은 1924년 6월 24일이라 그때 이름은 호남성 교육회박물관이라 했다가 1927년 호남성박물관으로 바꾼다. 1930년 중일전쟁에 대파되었다가 1956년에야 열사공원에서 재개관한다. 이 박물관은 호남성과 관련한 모든 것을 쑤셔 박은 종합수퍼마.. 2025.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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