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퇴 연구 기록을 보면
사진 촬영이나 엑스레이 촬영 등 당시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했지만
기계가 워낙 낡은 탓에 충분한 퀄리티의 결과를 뽑지 못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사진촬영은 사진기가 빛이 들어가 필름을 망쳤다던가
엑스레이 기계가 너무 고물이라 창피할 정도라는 이야기 등
따라서 부검 당시 상황은 안에 아무것도 없겠지 하고 짐작하고 부검했다가
내부에서 잘 보존된 장기가 남아 있음을 확인하고 놀라는 장면이 계속 반복되었다.
뇌에서는 뇌와 함께 뇌막이 확인되었다.
현장에서 찍은 엑스레이가 너무 엉망이라
내장은 다 썩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정작 열어보니 완벽한 형태의 내장이 남아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부검후 열린 회의의 회의록에 잘 남아 있다.
회의에서는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엑스레이 필름으로 본 것보다 장기의 보존상태는 훨씬 좋았다.
이렇게 완전하니 보존제를 쓴 것이 아닌가?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관 안에서는 물이 차있었다고 하는데 외부에서 들어왔을 리는 없고 시신에서 나왔다고 보기에도 너무 양이 많다. 방부액 아닌가?"
하는 주장이 나왔다.
부검을 해 보니 보존상태가 너무 좋아 인공적인 방부 처리를 했다는 주장이 다시 부상한 것이다.
한편,
당시의 부검을 목격한 사람들은 팽융상이 익숙한 솜씨로 "순식간에" 내부 장기를 적출하여 들어냈다고 증언하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팽융상이 집도하게 한 것은
마왕퇴 미라 연구의 측면에서도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보다 더 경험 많은 사람들도 많았겠지만
당시 정황을 보면 대부분 문화혁명 와중에 조심스러웠던 반면
당시 아직 소장학자였던 팽융상은 두려운 게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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