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검의 결과는 다른 방식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사망원인을 확인하게 해준다.
이것은 우리나라 조선시대 미라에서도 마찬가지로서
사망원인이 추정된 경우는 거의 부검을 한 케이스였다.
CT 등 비파괴적인 검사가 요즘 많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역시 부검을 따라갈 수 있는 검사법은 없다 할 것이다.
다만 부검은 역시 어쩔 수 없이 손상을 남기기 때문에
부검에 의한 학술상의 이점이냐, 보존이냐에 대한 부분은 미라 연구가 시작된 이래 항상 계속되어 온 갈등이었고
국제적으로도 이에 대한 논의는 완전히 끝났다고 볼 수 없다.
아무튼 각설하고-.
마왕퇴 노부인에 대해서는 그 사망원인이 부검 전부터 설왕설래 했었는데
부검 후 그 원인에 대해 보다 객관적 증거가 여럿 잡혔다.
부검 후 연구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연구자의 숫자가 80명을 넘었다고 하니
가히 중국의 당시 국가적 역량을 기울인 작업이었다 하겠다.
이 당시에 모여든 사람들은 전부 당시 중국 의학 각계의 권위자라 할 만한 사람들이었는데
정작 마왕퇴 발굴 50주년이 된 시점에서 보면 팽융상만큼 각광을 받는 이가 없으니
역시 당시로서는 큰 손해를 감수하고 과감하게 부검에 임한 그의 용기가 추앙받는 것이라 하겠다.
마왕퇴 노부인의 사망원인으로는
우선 타살의 가능성은 배제해야 할 것 같고,
수은 등에 의한 독물 중독 때문에 사망한 것도 아닌 것 같다.
몸에는 장기간 와병 상태면 생기는 욕창도 없었던 것을 보면
아마도 급성 질환으로 사망한 것 같다.
위 안에는 참외씨가 그대로 남아 있었으니 마지막 식사를 한 후에 소화가 충분히 되기 전에 사망한 것이다.
따라서 이 부인은 급사한 것이다.
부검 결과 담낭에 담석증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담석에 의한 산통 (biliary colic)은 패혈증을 일으켜 환자를 급사시킬 수 있기 때문에
노부인의 사망원인 중 첫째로 제시되었다.
이 노부인에서는 여러 군데에서 동맥경화(atherosclerosis) 흔적이 확인되었는데
좌측 관상동맥의 일부가 거의 막혀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관상동맥질환(coronary artery disease)이 사망원인으로 제시되기도 하였다.
그 외에 추간판탈출증 (속칭 디스크)이 확인되었고
폐에는 결핵때문에 생긴것으로 보이는 병소도 보였지만 사망과는 관련이 없어 보였다.
'미라 이야기 > 마왕퇴와 그 이웃'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왕퇴와 그 이웃-66] 주혈흡충증 (2) 농부의 직업병 (0) | 2025.03.22 |
---|---|
[마왕퇴와 그 이웃-65] 주혈흡충증 (1) 다슬기를 경계하라! (0) | 2025.03.22 |
[마왕퇴와 그 이웃-63] 부검 전말 (2) 장기까지 살아남은 시신 (0) | 2025.03.22 |
[마왕퇴와 그 이웃-62] 부검 전말 (1) 총리 재가 사흘만의 개복 (0) | 2025.03.22 |
[마왕퇴와 그 이웃-61] 팽륭상의 계획 (0) | 2025.03.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