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마왕퇴 한묘의 귀부인은 동아시아 주혈흡충증의 역사의 한가운데에 서 계셨던 증인인 셈이다.
이 귀부인은 도대체 어떻게 이 기생충에 감염된 것일까?
너무 덥고 습한 기후 때문에 강에서 멱이라도 감다가 감염되었던 것일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중국에서는 이 주혈흡충에 감염된 이유를
마왕퇴 한묘의 귀부인이 젊었을 때 신분이 높지 않아
직접 강이나 논에서 맨발로 일해야 했던 경험이 있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마왕퇴 한묘의 귀부인은 결국 대후 리창의 부인이니,
대후 리창은 유방을 따라 한의 공신이 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누대 귀족의 후예가 아닌 다음에는 결국 젊었을 때는 당시의 다른 사람들처럼 험한 일을 하고 살다가
벼락 출세를 했다고 본다면,
리창의 부인인 1호묘의 귀부인 역시 젊었을때 맨발로 강이나 논에서 일해야 했었을 것이고,
그 결과 일찌기 주혈흡충증에 감염되었던 것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는 듯하다.

아 참.
이 글 말미에 좀 써 두자면,
우리나라에는 주혈흡충증이 없다.
주혈흡충증을 매개하는 특정 종류의 다슬기가 우리나라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주혈흡충증이 논농사와 함께 대륙에서 왔다고 본다고 했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나라에 주혈흡충증이 없는 것은 정말 이상한 결과인 셈이다.
양자강 유역과 일본에는 있는 주혈흡충증이 왜 한국에는 없는 것일까?
도작이 한반도를 거쳐갔다고 생각해 본다면 가능한 설명은
결국 과거에는 있었다-. 라고 가정해 볼 수밖에 없겠다.
필자는 과거에 주혈흡충증이 우리나라에 있다가 중간에 사라진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우리나라 선사시대 패총의 다슬기를 싹 뒤져 볼 생각도 했다.
그래서 그 안에서 지금은 발견되지 않는 이 기생충의 중간숙주인 다슬기를 찾아낼 수만 있다면 큰 발견이 되는 것이었는데
불행히도 나이 60에 아직도 그런 기회를 갖지 못했다.
이제 이 작업은 아마 필자보다 젊은 세대가 해야 할 일로 생각되는 바.
앞으로 누군가가 이 작업을 수행하여 과거에 우리나라에도 주혈흡충증이 있었음을 명쾌하게 입증해 주기 바란다.

'미라 이야기 > 마왕퇴와 그 이웃'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왕퇴와 그 이웃-70] 그렇다면 어떻게 보존되었다는 것인가? (1) | 2025.03.22 |
---|---|
[마왕퇴와 그 이웃-69] 리창이 모시던 오예, 미라가 되다 (0) | 2025.03.22 |
[마왕퇴와 그 이웃-67] 주혈흡충증 (3) 욱일승천 일본, 기생충도 독보하다 (0) | 2025.03.22 |
[마왕퇴와 그 이웃-66] 주혈흡충증 (2) 농부의 직업병 (0) | 2025.03.22 |
[마왕퇴와 그 이웃-65] 주혈흡충증 (1) 다슬기를 경계하라! (0) | 2025.03.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