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동물 사육의 측면에서 최초로 가축을 사육하기 시작한 나라라는 타이틀을 한때 상당히 탐내서,
소, 말, 닭 등 각 종 가금 가축에 대한 유전정보 취합이 있을 때마다 중국기원설을 눈에 불을 켜고 찾았다.
이 중에 현재 중국 내에서 최초로 사육되기 시작한 가축으로는 대략 돼지 정도가 거의 확실하며,
소와 말은 외래종이 분명하며 닭도 남방에서 북상했을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다.
야생닭이 중국 본토에는 없기 때문이다.
이 떄문에 중국에서도 동물 사육은 개-- 돼지--기타 동물 순으로 전개되었을 가능성이 많은데,
이 순서는 우리나 일본도 시간차를 두고 거의 비슷하게 전개되었다 할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동물 사육 측면에서 중국기원을 인정받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비단-양잠의 누에다.
알다시피 누에나방은 중국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세계 곳곳에 야생종이 있기 떄문에 어느 나라건 자기들 야생종을 순화하여 양잠을 자체적으로 시작했다는 주장을 펴고 싶은 유혹을 받게 되어 있는데,
야생종 누에가 존재하는 한국과 일본도 이 점에서는 마찬가지가 되겠다.
그런데-.
적어도 현재까지 분자생물학적 기법으로 밝혀진 바로는 전 세계 모든 누에 조상은 북중국 황하 유역 야생종 누에나방임이 확실하다.
이 누에나방의 양잠 및 비단 제조는 용산문화기까지는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고 보는데,
이 황하유역에서 성공한 누에 사육이 동쪽으로 퍼져나가면 한국과 일본으로 유입되어 양잠이 그곳에서도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는 실크로드 하면 떠올리는 이야기-.
중국에서 비단 짜는 기술의 유출을 우려하여 비밀에 붙였다는 이야기 때문에 동아시아의 비단 제조도 상당히 늦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놀랍게도 삼국지 동이전을 보면 부여 고구려, 한반도는 물론
바다 건너 일본 열도까지도 비단을 짜서 그 옷을 입지 못하는 종족은 아무 곳도 없었다 (읍루 정도가 예외일지도).
이 말은 의외로 삼한시대, 그리고 청동기시대에도
모든 사람이 그럴 수는 없겠지만
소위 거수 계급, 지배자 계급의 사람들은
비단옷을 입고 있었을 것이라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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