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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 이야기/마왕퇴와 그 이웃101

천지개벽한 마왕퇴 전문 호남박물원 호남성湖南省 성도省都 장사長沙는 2022년 기준 광역 기준 인구가 1천42만 명, 도심 구역 인구가 598만 명인 메머드 도시다. 이곳을 나는 세 번 방문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때마다 호남성 대표박물관인 호남박물원湖南博物院은 빠지지 않고 갔다.내가 갈 때는 이름이 호남성박물관湖南誠博物館이었다 기억하거니와, 요새 중국에서는 웬만한 규모가 되는 성급 이상 박물관은 모조리 관館이라는 명칭을 떼어버리고 원院이라 붙이는 추세라, 저런 흐름에 저 박물관에 올라탔다. 정식 개관은 1924년 6월 24일이라 그때 이름은 호남성 교육회박물관이라 했다가 1927년 호남성박물관으로 바꾼다. 1930년 중일전쟁에 대파되었다가 1956년에야 열사공원에서 재개관한다. 이 박물관은 호남성과 관련한 모든 것을 쑤셔 박은 종합수퍼마.. 2025. 3. 9.
[마왕퇴와 그 이웃-45] 미라는 보존해야 하는가 매장해야 하는가 (2) 그렇다면 조선시대 미라 연구에서 볼 때 1)이라는 생각이 옳을까 아니면 2)가 타당할까. 먼저 1)에서 본다면 미라가 과학적 연구 대상이 될 때 그로부터 다른 연구를 통해서는 얻기 어려운 귀중한 정보가 많이 나온다는 사실은 틀림없다. 필자가 이 연구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과연 수백년 전 조상님들 시신에 의학적 정보가 남아 있기나 할까. 설사 남아 있다고 해도 어느 정도일까. 살아 있는 동물로 실험해도 항상 어려운 게 연구성과인데 과연 미라로 의학적 연구라는 게 가능하기는 한 것일까.... 의문스럽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 막상 실제 연구를 해보니 내 예상과 전혀 달랐다. 생각보다 미라에는 "의학적 정보"가 훨씬 많이 남아 있었다. 이 때문에 이전까지는 우리가 도저히 알 수 없던 중요한 정보를.. 2025. 3. 9.
[마왕퇴와 그 이웃-44] 미라는 보존해야 하는가 매장해야 하는가 (1) 마왕퇴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미라 보존-재매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약간만 부연해 둔다. 이전에 올린 글을 다시 고쳐 썼다. **** 매스컴 타는 일을 썩 즐기지는 않지만 가끔이라도 조선시대 미라가 언론에 보도되면 거의 항상 반복 재연되는 논의가 있는데, 1) 미라는 이처럼 귀중한 연구 자산인데 제대로 연구도 없이 그냥 묻어버리고 화장하고 있다. 이것은 큰 문제다. 법률을 정비해서라도 제대로 연구할수 있게 체제를 정비해야 한다. 또 하나는, 2) 미라도 사람인데 본인 허락도 없이 이렇게 과학적 연구라는 명분을 앞세워 맘대로 조사해도 되는건가. 연구자들은 죽은 사람의 안식을 방해하지 말라. 산 자와 죽은 자의 만남.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1)번과 같은 입장은 미라가 지닌 학술적 가치.. 2025. 3. 9.
[마왕퇴와 그 이웃-43] 그 시대의 조미료 마왕퇴 1호묘에서 나온 것 중음식 맛을 돕는 향신료, 조미료로 볼 만한 것은겨자, 생강, 계피, 산초 등이다. 고추나 후추 등은 아직 없었을 터이고 여기에도 소금은 있었을 터이니 대략 대후 일족 같은 이런 최상층 귀족들은 이 정도의 조미료 향신료로 맛을 내며 음식을 즐긴 셈이 되겠다. 이 중 겨자는 인더스 문명권에서는 하라파 문명 절정기에도 이미 활발히 재배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중앙아시아에도 6,000년 전에는 재배가 시작되었을 것이라 하니 겨자가 이 지역들을 거쳐 중국으로 도입된 것 역시 그 역사가 상당히 오래되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혹 한나라 시대 서역과의 교통이 열리면서 함께 반입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나마왕퇴는 그 시기보다 빠르다.중국에서 겨자 재배의 오랜 기록은 확인해 보았지만 분.. 2025. 3. 9.
[마왕퇴와 그 이웃-42] 계피, 약재와 향신료의 갈림길 여성 미라가 출현한 마왕퇴 1호묘에서는 계피桂皮가 나왔다고 한다. 이 계피는 정확히 말하자면 시나몬cinnamon이 아니다. 계피에 대한 기록은 동아시아에서는 신농본초경에 처음 나오는 것으로 되어 있어문헌상으로는 후한대 이전으로 올라가기 어렵다는데 마왕퇴 1호묘에서 계피가 나왔으니 전한대에도 계피가 쓰였음이 실물로 입증되었다. 원래 계피는 우리나라는 대체로 수입종이라 계피 자체는 동아시아산이 아니라 남아시아에서 들어왔다고 보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정확히 말하자면 반만 옳은 것이다.  계피에는 남아시아 산 실론계피 Cinnamomum verum와 중국 산 육계肉桂(Cinnamomum cassia)가 있는데 이 둘은 동일 속이지만 종이 서로 다르다. 전통적으로 남아시아와 중국에서 각각 오랫동안 재배[혹은 자.. 2025. 3. 9.
[마왕퇴와 그 이웃-41] 마왕퇴 시신을 보존해야 하는가 중국에서는 마왕퇴 이전 고고학 발굴 중 확보한 시신을 보존해야 한다는 원칙이 없었다. 따라서 마왕퇴 이전에도 비교적 온전하게 보존된 시신이 출현했고그 사실이 보고서에 적시되어 있음에도 제대로 보존되지 않고 사라진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산동에서 발견된 명나라 노황왕 주단의 시신은 미라 상태로 발견되었다고 하는데전혀 수습되지 않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명나라 신종의 릉인 정릉은 1957년에서 1959년 사이에 발굴되었는데이 무덤에서는 신종과 왕비 일족의 시신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인골 상태로 계속 보존되었던 것 같지만 1966년 문화대혁명 와중에 "지주계급의 우두머리인 만력제를 타도"한다는 명목하에 홍위병에 의해 모두 태워졌다. 때문에 마왕퇴의 시신 역시 발굴 직후 이는 보존할지 그렇지 않고 없애버.. 2025.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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