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미라 이야기305 [마왕퇴와 그 이웃-69] 리창이 모시던 오예, 미라가 되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은 참으로 묘한 것이어서 나중에 돌아보면 생각지도 않은 사건으로 만나는 경우가 있다. 마왕퇴 1호분의 귀부인은 장사국 승상이자 대후였던 리창의 아내였는데 리창은 아주 작은 고을 열후임과 동시에 장사국의 승상이기도 했다. 리창은 장사국 승상이었을 때 장사국왕인 오예를 섬겼던 모양인데개국공신들도 모가지가 댕겅 날아가던 파란만장한 시대에 오랑캐 출신이라던 오예는 변방이기는 해도 천수를 누리다 죽었고 오예의 장사국은 그 후로도 5대나 이어지다가 기원전 157년 국제가 되었다. 그런데-. 중국 기록을 보면 오예도 리창의 부인처럼 미라로 발견된 정황이 있다. 이 기록은 중국의 여러 문헌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郭颁의 《魏晋世语》 혹은 삼국지 제갈탄전의 주 등에 보면그의 무덤은 그 후 한 차례 파헤.. 2025. 3. 22. 태아 자세로 돌아간 라 다마 델 카벨로 코르토 La Dama del Cabello Corto 수백 젼 전에 살았던 여성 유해를 발굴해 본다 상상해 보자. 그녀가 전하는 이야기는 그 뼈에 아롱져 있다."라 다마 델 카벨로 코르토(La Dama del Cabello Corto)"로 알려진 그녀는 60~65세 때 장례식 꾸러미에 조심스럽게 싸여 있었고, 그 몸은 태아 자세로 누워 있었으며, 팔은 가슴 위로 교차되어 있었다.그 짧고 약간 물결 모양 머리카락은 회색이 섞인 채 여전히 두개골에 달라붙어 있었고, 피부와 눈썹 잔해는 그녀가 한때 살았음을 암시한다.입천장과 왼손에서 금속판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고대 의식이나 지위와 관련이 있는 신비한 유물일 수 있다.그 삶은 인내의 삶이었다.뼈는 골관절염, 치유된 골절, 수년간의 힘든 노동으로 닳아버린 척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골반은 출산 흔적을 지녔으며.. 2025. 3. 22. [마왕퇴와 그 이웃-68] 주혈흡충증 (4) 한국만 쌩깐 기생충 따라서 마왕퇴 한묘의 귀부인은 동아시아 주혈흡충증의 역사의 한가운데에 서 계셨던 증인인 셈이다. 이 귀부인은 도대체 어떻게 이 기생충에 감염된 것일까? 너무 덥고 습한 기후 때문에 강에서 멱이라도 감다가 감염되었던 것일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중국에서는 이 주혈흡충에 감염된 이유를마왕퇴 한묘의 귀부인이 젊었을 때 신분이 높지 않아 직접 강이나 논에서 맨발로 일해야 했던 경험이 있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마왕퇴 한묘의 귀부인은 결국 대후 리창의 부인이니, 대후 리창은 유방을 따라 한의 공신이 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누대 귀족의 후예가 아닌 다음에는 결국 젊었을 때는 당시의 다른 사람들처럼 험한 일을 하고 살다가 벼락 출세를 했다고 본다면, 리창의 부인인 1호묘의 귀부인 역시 젊었을때 맨발.. 2025. 3. 22. [마왕퇴와 그 이웃-67] 주혈흡충증 (3) 욱일승천 일본, 기생충도 독보하다 일본에서도 주혈흡충증은 중국에서 한국을 거쳐 도작과 함께 들어왔다고 생각하지만이 주혈흡충 학명이 "일본" 주혈흡충이 된 것은 이 기생충을 최초로 발견하여 보고한 사람이 일본인이기 때문이다. 20세기 극초반이 일본이 욱일승천하던 시기라는 것은 남극탐험과 서역탐사에서 이야기한 바 있지만, 학술 부문에서도 그러했다. 이 시기에 일본의 미생물학자와 기생충학자들은 세계 최초로 병원체를 분리하여 보고하는 경우가 많았다. 20세기 극초반에 이미 일본 의학은 세계 수준으로 올라섰다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설사를 유발하는 이질균을 시겔라 (Shigella)라고 부르는데이 학명은 이질균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이 일본인으로 그 이름이 시가 기요시 (志賀 潔) 인 데서 왔다. 시가 기요시는 이질균을 무려 1897년에 발견 보고.. 2025. 3. 22. [마왕퇴와 그 이웃-66] 주혈흡충증 (2) 농부의 직업병 그런데 마왕퇴 한묘의 귀부인이 감염된 주혈흡충증은 학명이일본주혈흡충 (Schistosoma japonicum)이다. 일본에서는 이 기생충이 도작과 함께 대륙에서 건너왔다고 생각한다. 오염된 물에서 수영을 하는 것 보다도 도작할 때 수전에 맨발로 뛰어들어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수전을 맨발로 들어가 작업하는 농부는그 논물에 오염된 주혈흡충의 어린 개체에게 감염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일본의 주혈흡충이란 벼농사와 결부된 일종의 직업병이었던 셈이다. 마왕퇴 귀부인의 경우 이 주혈흡충증이 확인되었다는 것은 양자강 유역에서 지금도 볼 수 있는 주혈흡충증이 무려 이천 몇 백 년 전에도 이 지역에서 유행하고 있었다는 것을 밝힌 쾌거였다. 2025. 3. 22. [마왕퇴와 그 이웃-65] 주혈흡충증 (1) 다슬기를 경계하라! 마왕퇴 귀부인에 대한 의학적 검사결과 확인된 것으로 기생충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귀부인의 내장에서 얻어진 시료에서는요충과 편충의 알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고고학적으로 자주 확인되는 기생충란 들이라 크게 이색적이지는 않다. 오히려 이 연구에서 주목해야 할 기생충 감염으로 주혈흡충증 住血吸虫症 schistosomiasis이 있다. 주혈흡충증이란 기생충 일종인 주혈흡충에 감염되어 일어나는 질병이라는 뜻이다. 이 질병이 어떤 것인가 하는데 대해서는 아래에 관련 글을 하나 링크해둔다. 필자의 은사이신 서울대 명예교수 기생충학자 채종일 교수님 글이다. 물놀이 중 10초 안에 혈관에 침투하는 '살인' 기생충은? - 최보식의언론[최보식의언론=채종일 메디피스 이사장(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주혈흡충증\'은 익숙하지 .. 2025. 3. 22. 이전 1 2 3 4 5 6 ··· 51 다음 반응형